공부/고분자 기본 지식

고분자 분자량과 물성1

yes98 2022. 1. 3.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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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굉장히 범용적인 개념이고, 이에 따라 너무나도 다양한 효과를 보여주는 인자이기 때문에 제가 보여드린 것 이외에도 매우 다양한 케이스들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알고 있는 수준에서 공부하며 정리하니, 댓글로 조언해주시면 좋을 것 같네요. 

 

내용이 많아져서 아마 2개로 나누어 포스팅을 진행할 것 같습니다.


고분자 물리, 고분자 물리화학, 고분자 화학 책들에서 고분자에 대한 미시적부분을 열심히 들여다보는 이유는 결국 이걸 어떻게 써먹을까에 대한 것입니다. 그냥 우연히 여러가지를 만들다가 새로운 특성이 나오는 고분자를 만들기도 했겠지만, 어떠한 목적(물성이겠죠?)을 가지고 디자인하여 만들어진 고분자들도 있을 것입니다. 

 

당연히 이러한 분자 디자인과 동시에 많은 연구가 진행된 부분이 고분자가 얼마만큼 넓은 물성 스펙트럼을 가질 수 있으며 어떤 것을 조절하여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것입니다. 물성과 연관된 다양한 인자 중 '분자량'은 당연 빼놓을 수 없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요소입니다.

 

다양한 전제조건이 있고, 그에 따라 분자량이 물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달라질 겁니다.

 

그럼 가장 영향력이 높은 경우를 예를 들어 주로 설명해보도록 하겠습니다.

 

HDPE (High density polyethlyene)

 

고밀도폴리에틸렌인데, 왜 밀도가 높냐면 결정화도가 높기 때문입니다. 이래도 잘 이해가 안 가실 수 있습니다. 이전에 고분자의 결정화도, 녹냐? or 안녹냐?에 대한 포스팅을 보셨다면 조금 이해가 가실지도 모르겠네요. 밀도나 이런 내용은 나중에 HDPE에 대해 자세히 다룰 기회가 있을 때 하도록 하고.. 결론만 말씀드리자면, linear type의 고분자라서 밀도가 가장 높습니다 (결정화도가 높습니다). 그리고 linear type의 고분자 물성을 조절하는데 분자량만 한 요소가 없죠.

 

분자량이 크다? 작다?

 

HDPE를 쉽게 알고 있는 것으로 비유하자면, 완전 적절하진 않겠지만 기다란 쇠사슬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분자량이 크면 쇠사슬이 매우 길고, 분자량이 작으면 쇠사슬이 짧겠죠.

 

그럼 물성과 연관지어서 설명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분자량에 따른 Tg?

 

긴 사슬과 매우 짧은 사슬 어느 것이 들고 휘두르기 유리할까요? 이에 대해 누구나 쉽게 알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당연히 짧은 쪽이 들고 휘두르기 좋죠. 유리 전이 온도 (Glass transition temperature, Tg) 입장에서도 그럴 것입니다. 짧을수록 상대적으로 Tg가 낮을 것이고 분자량이 올라갈수록 Tg가 높아질 것입니다. 다만, 쇠사슬이 일정 길이 이상 길어지면 들고 휘두르는데 어차피 힘든 건 매한가지인 것처럼 Tg도 어느 순간 saturation 됩니다. 즉, Tg는 분자량이 낮은 구간에서 주로 변화하는 효과가 보이고 일정 분자량이상으로 커지면 변화가 거의 없어집니다.

 

HDPE는 Tg가 -100도 부근이며, 결정화도가 70%에 육박하여 Tg자체를 보기도 힘듭니다. 따라서, 이 경우는 별로 의미가 없습니다만 Tg가 상온 이상인 고분자라면 물성에 고려해볼만 합니다. 

 

Transition 온도가 민감한 부분이라면 당연히 이 앞뒤로 크게 변화하는 Modulus, 열팽창 등의 물성 변화도 민감할 것으로 봅니다. Tg가 일정 분자량 이상에서 수렴하기 때문에 이런 문제가 별로 없을 것 같지만, 타이어와 같이 고무의 Tg에 따라 물성이 매우 민감한 경우에는 분자량과 사슬 개수, 심지어 end group까지 조절해야 합니다.

 

비열은 온도의 함수이며 Tg 전후로 기울기가 변하며, 열팽창계수와 모듈러스는 Tg 전후로 계단식 변화가 나타납니다.

 

실제로 대기업에서도 경쟁사의 레진을 benchmarking할때 가장 먼저 똑같이 맞추려고 시도하는 것 중 하나가 분자량입니다. 보통 일단 똑같이 만들어보고 이에 따라 변화를 주면서 물성을 조절해보는데 분자량을 먼저 맞춘다는 이야기는 물성의 기본이 되는데 핵심 요소 중에 하나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2. 고분자 구조에 따른 기계적 물성 

 

비정질이든 결정질이든 고분자의 길이에 따라 bulk상태에서의 고분자 구조가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고, 이에 따라 나타나는 기계적 물성에도 변화가 보이게 됩니다.

 

1) 공통사항- End group의 갯수

 

Chain end는 보통 결정질에선 defect로 작용하며, 비정질에서는 다른 유동성을 보이며, 축합반응처럼 end에 반응기가 남을 경우 그 특성에 따라 물성 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당연히 분자량이 작으면 같은 질량에서 chain end가 많아지고, 이에 대한 영향력이 커집니다.

 

카우보이가 밧줄을 휘두를 때 밧줄 끝의 이동반경을 보면 상당히 큰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고분자 사슬에서도 chain end의 이동 범위는 사슬 중간보다 크고 이에 대한 차이점이 고분자 물성에 반영됩니다. 다만, 분자량이 커짐에 따라 chain end에 의한 물성 영향이 떨어지게 되지요.

 

Lamellar구조

결정질에서는 defect로 작용한다고 말을 하였는데, 이는 lamellar thickness와 관련됩니다. 사슬이 짧으면 packing 하여 lamellar를 만들 때 여러 개의 사슬이 필요하게 되고 하나의 사슬로만 구성하기 어렵게 됩니다. 이에 따라 chain end가 결정 블록에 끼어들어갈 확률이 올라가고 이 부분은 추후 defect가 되게 됩니다. 즉, lamellar thickness가 두꺼워지기 어렵게 되고 이에 따른 기계적 물성 저하가 올 수 있습니다.

 

반면, 결정 생성에는 유리한 변모를 보입니다. 결정의 성장은 nucleation (핵 생성)과 growth (성장)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중에서 '핵 생성' 과정에서 chain end는 유리하게 작용합니다. 움직임에 의한 충돌 횟수 증가와 같은 영향으로 핵 생성에 유리하며 이를 통해 결정핵을 상대적으로 쉽게 생성합니다. 이는 polycrystal형태로 성장할 확률을 높이며, 결정크기가 작아지게 됩니다. Haze는 낮아져서 투명성은 좋아지지만, 기계적 물성은 손해 보는 형태라고 보시면 됩니다.

 

2) 비정질- entanglement

 

Entanglement는 고분자 사슬의 엉킴이라고 볼 수 있는데, 쉽게 말해서 실타래에 꼬인 부분과 흡사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실 한가닥이 고분자 사슬 1개라면, 우리가 눈에 보이는 수준의 고분자 덩어리는 수많은 고분자 사슬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이 고분자 덩어리는 매우 많은 실 가닥의 집합체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실들이 자기 자신뿐 아니라 다른 사슬과도 얽히면서 소위, entanglement를 형성할 수 있죠. 

 

분자량이 클수록 entanglement는 더 쉽게 일어날 것입니다. 이건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해가 되겠죠? Entanglement가 증가하면 그 형태에서 잡아당기는데 드는 힘이 더 커질 것입니다.

 

3) 결정질- 결정구조에 영향

 

Chain end, entanglement와 같은 맥락에서 보시면 됩니다. 앞서 말한 것처럼 chain end는 분자량이 작을수록 많고, 결정에서 defect로 작용한다고 하였습니다. 또한, 핵 생성에 유리하게 되고 상대적으로 polycrystalline 하게 만든다고도 하였습니다.

 

아래의 그림은 간단하게 그린 spherulite인데 사실 저것보다 더 많은 lamellar들이 있고, 이러한 nano size의 lamellar들이 모여서 micro size의 spherulite를 이루게 됩니다. 저기의 lamellar thickness가 변하게 되면 당연히 spherulite내의 lamellar의 밀집도와 개수도 변경될 것이고, 그 사이의 secondary crystal의 양과 형태도 달라질 것이며, amorphous 영역 또한 달라질 것입니다.

 

작은 단위의 블록의 크기가 달라지면 세세한 부분부터 달라지기 시작하여 거시적인 부분도 변하게 되는 것이지요.

 

출처: Polymer science learing center

 

이에 더불어 결정을 만들 때, 다른 사슬들이 서로 packing 하여 만들게 될 텐데, 한 사슬이 여러 결정에 관여할 수 있고 이를 tie molecule이라고 부릅니다. 생각보다 고려하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 tie molecule이 많을수록 팽창, 장력과 같은 늘어나는 특성에 대한 기계적 물성이 향상됩니다. 당연히 분자량이 클수록 이런 tie molecule이 늘어날 확률이 높아집니다. 기회가 되면 어떻게 계산하는지 얼마나 영향을 미치는지도 포스팅하고 싶은데, 관심 있는 분이 있을지는 모르겠네요 ㅎㅎ;; 

 

3. Processability 

 

이 부분은 아마도 분자량 분포할 때 다시 나올 수 있는 이야기라서 일단 간단하게만 하고 넘어가겠습니다.

 

Processability는 고분자 제품의 물성을 개발하는 쪽과 직접 만드는 쪽에서 갈등이 일어나는 가장 대표적인 요소입니다. 사실 이런 갈등은 요즘엔 별로 없죠. 왜냐면 이미 많은 갈등을 겪어왔거나 제조사로부터 갑질을 당해 왔기 때문에 연구 개발 시 이미 고려하는 요소로 잡혀있습니다.

 

분자량과 관련지어 말하자면, linear polymer기준으로 분자량이 작을수록 processability가 좋고, 분자량이 클수록 processability가 나빠집니다. 여기에 직관적으로 연결되는 요소는 사실 '점도'입니다. Melt flow index (MFI) 비슷한 방식으로 MI라고 많이 부르는 지표가 있는데, 이는 점도를 나타내는 한 실험방법의 인자이지만 실제로는 현업에서 논의할 때 분자량 대신 많이 이야기하는 지표입니다.

 

고분자 배우셨던 분들은 얼핏 기억나실 듯합니다. 정확히는 MI와 Mark-Houwink equation이 연관된 건 아니지만, 저 relationship을 베이스로 간단히 보는 방법 정도로 생각하시면 됩니다. MI는 현업에서 쉽게 측정하여 상대비교를 빠르게 할 수 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이 애용하는 방법입니다. Mark-Houwink equation을 log form으로 변형하면 intrinsic viscosity와 molecular weight이 직선적인 관계를 나타냅니다. 물론 이는 같은 phase에서만 같은 a값을 갖게 되며 보통 고분자는 0.5~0.8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Melt viscosity기준으로 하면 여러분들이 잘 아는 약 3.4승에 비례하게 됩니다.

 

Mark-Houwink equation을 이용하면 간단한 고분자 구조도 구분할 수 있는데 이는 다음에 포스팅하도록 하겠습니다.

 

분자량이 작은 것이 좋은가? 큰 것이 좋은가?

 

이에 대한 일반적인 정답은 없습니다. 제품의 특성에 따라 큰 것이 좋은지 작은 것이 좋은지 달라지겠지요. 이렇게 다들 알만한 질문을 던지고 다들 알만한 답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이 제품엔 분자량이 큰 게(또는 작은 게) 좋은 건가?'를 먼저 생각하지 말고, '분자량이 크면(또는 작으면) 물성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지?'를 먼저 생각하신다면 좀 더 고분자 개발하는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너무 큰 개념에 대해 적다 보니, 적어야 할 것도 많고 내용도 빠진 것 같고 하네요. 가장 간단하게 사슬이 긴가 짧은 가만 해도 저렇게 나오는데 말이죠... 분포도 생각하고 구조도 생각한다면 아마 위에 정리한 것 말고도 더 엄청나고 복잡하게 많이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고분자의 분자량을 키워드로 하여 고분자의 분자량 자체에만 집중하였는데, 사실 고분자는 다양한 분자량을 가진 사슬의 군체이므로, 군체 특성인 '분포'에 대해 언급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이 부분에 대한 것은 다음 포스팅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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